저는 거의 매일 아보카도를 먹고 있는데요. 아보카도를 먹고 나면 아보카도 만큼이나 커다랗게 남는 이 아보카도 씨앗. 흙에 심어서 키울 순 없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인터넷에 찾아보니 아보카도 씨앗을 심어서 나무로 키우는 분들이 꽤 있으시더라고요. 물론 먹은 아보카도의 품종에 따라서... 나중에 열매가 맺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합니다.
또 열매를 맺는 그런 큰 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3년 이상 키워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요. 그래도 먹고 버리면 쓰레기가 되는 씨앗이 내가 싹을 틔워주면 우리 집에서 제 반려식물이 되겠죠? 그래서 아보카도 열매에 싹을 틔워보기로 합니다.
준비물은 먹고 남은 아보카도 씨앗 (상처가 나지 않은 것이 좋겠죠?), 이쑤시개, 긴 컵과 물 입니다.
처음에는 위의 사진처럼 아보카도를 물에 살짝 씻어준 그 상태 그대로 이쑤시개 3개를 이용해서 꽂아주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쑤시개가 없어서 꼬치용 나무를 잘라서 사용했습니다. 아보카도 씨앗이 생각보다 단단해서 끝이 뾰족한 나무가 아니라면 잘 찔러지지가 않아요. 꼬치용은 이쑤시개보다 조금 더 굵은 나무라서 힘겹게 꽂았습니다.
아보카도 씨앗이 반식욕할 수 있게 ㅎㅎ 씨앗의 절반 정도만 물에 잠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이쑤시개로 꽂아서 지지대 역할을 해주는 겁니다. 그러다 일주일 후 아무 반응이 없고 그냥 매일 똑같은 상태가 계속되어서 안되겠다 싶어서 갈색깔 껍질을 벗겨주었어요. 물에 불은 부분은 갈라져 있어서 수월하게 벗겨졌답니다.
그리고... 아보카도 씨앗을 물에 담가 놓은지 3주일 후...!
어느 날 아보카도 씨앗이 반으로 쪼개지더니 저렇게 뿌리가 빼꼼하고 나왔습니다. 정말정말 신기했어요. 스스로 저 단단한 씨앗을 벌려내고 뿌리가 내려왔다는 것이 정말 기특했답니다. 3주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매일매일 새 물을 갈아주고 지켜보았더니 저렇게 생명력을 보여주어 너무 고맙고 기뻤습니다. 그 후로는 뿌리가 쭉쭉쭉 자라나는 게 매일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뿌리의 폭풍 성장 뿐만 아니라 위로도 잎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인삼처럼 생긴 귀여운 뿌리가 계속해서 아래로 자라고 위로는 아보카도 나무!! 의 어린 잎이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저렇게 딱딱한 아보카도 씨앗이 계속 옆으로 벌어지면 뚝! 하고 떨어져 나가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요. 화분으로 옮겨 심는 그 때에도 분갈이를 하는 그 순간에도 절대로 절대로 떨어져 나가지 않더라고요. 아주 큰 아보카도 나무가 될 때까지 저 아보카도 씨앗은 뿌리와 나무 사이에 저 크기로 존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뿌리는 계속계속 아래로 자라나는데 아무래도 물컵이 좀 짧아서 바닥에 닿으면 더 자라지 못할 것 같았어요. 이제 화분으로 옮겨 심어야 할 타이밍이다! 생각했죠. 물에 있으면 쭉쭉! 더 크는게 잘 보여서 재밌을 건 같은데 뿌리가 더 깊이 자라주려면 어서 흙이 필요했습니다.
화분에 옮겨 심은 이야기는 다음 편에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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