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아보카도 나무가 결국 죽었습니다.... 네.... 하... 왜... 그랬을까요? 슬픕니다.
너무도 잘 크고 있던 아보카도 나무를 더 크게 키우고 싶은 욕심에 9월까지 7개월 간 너무 잘 자라고 있던 아보카도를 더 큰 화분으로 옮겨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분갈이를 계획했습니다. 화분을 사고 새로운 흙을 샀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잘 모르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원래의 화분은 진한 갈색을 띄는 화분이었고, 화분 지름이 약 30CM 정도 되는 중형 화분이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말입니다.
더 커다란 환경에서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아래와 같이 커~~ 다란, 그러니까 약 50CM 가량의 검은색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주었습니다.
분갈이 해준 이후로 한 동안 분갈이 후 몸살을 앓는 것 같았어요. 약간 시들기도 했고... 식물 길이가 위로 길어진 만큼 시드는 순간부터 옆으로 기울기도 했고 말입니다.
분갈이 후에 물을 충분히 주었고, 바로 직사광선을 쏘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주일 정도 지나니 이 친구가 다시 화분에 완벽히 적응했고 아주 잘 자라주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마지막으로 건강한 아보카도 나무를 찍은 사진인 것 같습니다.
정말 정말 잘 자랐습니다. 8개월 동안 이렇게나 쑥쑥 자라 준 것이죠. 그런데 사진을 보면 화분 아래 물받침 대에 자주 물이 고였고, 거기서 썩은내가 가끔 났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작은 날파리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독일의 자연 환경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데요... 독일은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서 벌레 방역을 잘 하지 않습니다. 물론 건물의 해충 관리는 철저히 합니다만... 창 밖을 내다보면 정말 많은 나무가 심겨져있고, 그에 따라 그 나무에 서식하는 정말 많은 벌레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침마다 지저귀는 많은 새들도 만날 수 있는데요. 그 새들의 먹이인! 벌레를 없애지 않기 위해서 방역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각종 파리부터 초파리, 날파리, 벌, 말벌 각종 벌레들이 죽지 않고 인간과 함께 생존하고 있습니다.
(TMI 하나... 독일에서 벌을 죽이는 것은 불법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 날파리가 뿌리파리이며, 이 뿌리파리는 밖의 환경에서 아보카도 나무로 들어온 것 같아요.
사실 이 뿌리파리를 제거하는 모든 과정을 사진으로 남겼으면 좋았을텐데... 저는 제 아보카도가 죽어간다는 사실에 너무 슬퍼서 사진은 남기지 못했네요. 그만큼 정성과 사랑을 많이 주었는데 너무 슬프고 아쉬웠습니다.
나무가 시들시들해지는 것도 문제였는데, 온 집안이 뿌리파리 천국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뿌리파리가 뭐 인체에 해롭다거나 한 건 아니지만... 정신 건강에 해로운 건 확실합니다. 정말 짜증이 나거든요. 눈으로 코로 가만히 일을 하고 있으면 마구 날라듭니다. 죽이려면 쉽게 죽일 수 있지만 이 친구들이 한 두마리가 아니기에 정말 짜증이 있는대로 치솟았습니다.
집을 더이상 뿌리파리 소굴로 남겨둘 수가 없었기에 대대적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뿌리파리를 없애기 위한 노력이었죠. 이 작업을 정말 한 달 여 참다가 시도했던 것 같아요. 흙을 다 갈아엎어야 하는데.. 그럼 아보카도가 죽을까 염려해서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일반 해충스프레이를 살짝 흙에 뿌려서 붙어있는 뿌리파리만 제거하면 될 줄 알았는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흙이 해충에 오염이 되어있다는 확신을 했고, 알아본 결과 두 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1. 흙에 끓는 물을 부어서 해충을 멸균한 후 햇빛에 건조해 다시 사용한다.
2. 흙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해충을 멸균한 후 식혀서 다시 사용한다.
아무래도 2번이 더 간편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9월 이후로는 독일에 해가 잘 안나서 흙을 잘 말릴 자신도 없었고요. 그래서 아보카도 나무의 모든 흙을 퍼내고 멸균하고 식히고 다시 심어주었습니다.
그 날로부터 아보카도가 더욱 시들거리기 시작했고요. 더 절망스러웠던 것은... 그리고 2주 후 집안에서 사라졌던 뿌리파리가 한 두마리씩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자렌지 방법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당장 뿌리파리가 2주간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대신 아보카도는 잦은 분갈이에 지쳐있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뿌리파리가 생겨서 더욱 죽어갔습니다.
그런데 2주 후 왜 또 뿌리파리가 생긴 걸까요?... 저는 앞서 말씀 드렸던 독일의 환경이 한 가지 이유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춥지 않은 9월이었고... 여전히 밖에는 뿌리파리가 많이 있었을 겁니다.
만약 분갈이를 하지 않았다면 토양이 바뀌지 않아서 뿌리파리가 덜 꼬였을 것 같습니다. 새로 산 토양이 양분이 가득한 흙이었고 (아마 여기에 뿌리파리 알이 들어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분갈이 과정 중에 아보카도 나무에 너무 큰 피로가 더해졌고, 그래서 뿌리파리를 이겨내지 못하고 시들다 죽은 것 같습니다.
물을 주고 갖은 노력을 해도 살려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너무 슬프네요. 아쉽습니다. 이 추위가 다 가고 다음 해 봄에 다시 한 번 아보카도 키우기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건강하고 예뻤던 우리 아보카도 나무는 아래에서 모든 성장과정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아보카도 키우기] 04. 3~6개월차 아보카도 성장 과정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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